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업체 시퀴러스 한국 진출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업체 시퀴러스 한국 진출

세계 최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업체 가운데 하나인 영국 시퀴러스가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유기승 시퀴러스코리아 대표는 16일 간담회에서 “한국은 높은 의료 수준과 생명공학 산업 분야에서의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중요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면서 “시퀴러스코리아 출범을 계기로 한국과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발전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퀴러스는 호주 제약기업 CSL의 영국 내 백신 부문 자회사다. 특히 계절성 독감 백신 생산이 강점으로, 세계 20여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유정란 배양뿐만 아니라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변역 반응을 향상시키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이 강점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 강화로 최근 2년 동안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따른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 감소와 집단 면역 약화로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 인플루엔자 유행과 중증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증상이 유사해서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올 경우 방역 체계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송준영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마다 전 세계 인구의 10~20%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고 30만명에서 65만명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2900명이 인플루엔자로 초과 사망하고 1300억원 이상의 의료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해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퀴러스 합류로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은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양분해 왔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독감 백신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밖에 일양약품, 보령제약, 한국백신 등이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에서는 GSK, 사노피 등이 경쟁하고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