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와 와세다대가 전기자동차 모터용 자석에 사용된 희토류 98%를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 국가에 무게 중심이 쏠린 희토류 시장에서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을 노린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차와 와세다대가 폐기 처리된 모터 부품에서 효율적으로 희토류를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모터 제조에 투입된 전체 희토류 가운데 98%를 추출할 수 있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기존 방식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절감했다.
해당 기술은 희토류 특성을 응용한 방식이다. 먼저 폐기된 전기차 모터를 1400도 이상 고로에서 녹이고 희토류를 산화시킨다. 이후 붕산염 물질을 첨가하면 희토류가 녹으면서 층을 형성한다. 희토류와 다른 산화물의 밀도 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모터에 사용된 희토류 대부분을 추출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과 연구팀이 전기차 모터에 사용된 희토류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사람이 직접 내부 자석을 꺼내야 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모터 50개를 처리하면 희토류 회수에 약 8시간이 소요된다. 닛산차와 와세다대가 개발한 방식은 같은 기준으로, 약 4시간 걸린다.
와세대대는 자체 설비를 이용해 해당 기술로 희토류를 큰 문제 없이 회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증 및 대형화 기술 등을 추진해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희토류 추출에 투입할 폐모터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희토류 재활용 기술이 보급되면 자국 공급망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1위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중단하는 등 전략자원화한 데다 코발트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공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