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식물성 대체육류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CJ제일제당, 농심, 롯데푸드 등 식품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선두기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국내에서도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최근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인 '청정원 미트제로'를 론칭하고 제품 2종을 출시했다. 청정원 미트제로 첫 제품은 단체급식 및 식자재 공급처를 대상으로 만든 냉동만두 2종이다.
대상이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을 국내에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상은 작년 식물성 대체육 만두 5종을 개발하고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 7개국에 수출 중이다. 이 제품의 수출량은 한 달 평균 약 2톤에 달한다.
대상은 이미 2017년부터 식물성 대체육 기술개발을 추진해왔다. 산학연 컨소시엄을 꾸린 대상은 육류 특성을 구현한 식물성 대체육류를 개발하고 이를 만두, 산적 등 한식 메뉴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육류 대체재료로 사용한 대두단백질은 콩 고유의 이질적인 식감과 맛, 냄새가 남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에서는 대두단백질 전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함께 배양육에 대한 연구개발(R&D)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 세포만을 배양해 사육 과정 없이 육류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대상은 지난해 6월 '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8월에는 배양육 전문 업체 '스페이스에프'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대상은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기술을 활용해 향후 '미트제로' 브랜드를 B2C 제품으로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경쟁사들은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 자체 개발한 '제로미트'를 론칭해 현재까지 10만개 이상 판매했고 롯데마트는 지난해 곤약과 해조류를 이용한 '고기대신' 시리즈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도 '플랜테이블(Plantable)'이란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로 비건 인증을 받은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했다. 올해는 플랜테이블 브랜드 육성에 주력하고 가정간편식(HMR) 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농심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 기술(HMMA)을 갖추고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통해 식물성 다짐육과 떡갈비, 너비아니, 식물성 치즈 등을 선보였다. 오는 4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하고 비건 푸드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B2B용으로 청정원 미트제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제품에 대한 브랜딩과 향후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