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 결제한도' 구멍 뚫린 서울페이

서울페이에서 서울사랑상품권 결제한도 이상으로 결제가 가능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미지=제보)
서울페이에서 서울사랑상품권 결제한도 이상으로 결제가 가능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미지=제보)

서울시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을 판매하는 서울페이 플랫폼에서 한도를 초과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결제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사랑상품권은 1인당 70만원(보유한도 200만원) 이상 구매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는데 오류로 인해 수십만원어치 이상의 초과 구매가 가능한 사례가 나왔다.

신한컨소시엄이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를 처음 시작한 지난달 24일 서울페이에서 고객이 연속 결제 시 1인당 구매 한도가 무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 개시 직후 노원사랑상품권을 구매하던 고객이 이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서울페이와 연결한 통장에서 대금이 두 번 인출됐고, 서울페이 앱 상품권 잔액에도 140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한 것으로 표기됐다.

해킹이나 특별한 편법 없이 일반적인 구매에서 발생한 오류인 만큼 이와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화폐 전문가는 “서울사랑상품권은 163만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서울페이 출시 후 1개월 동안 10만명 미만의 회원 대상 트래픽을 운영하면서도 이중구매(구매 한도 초과 구매)를 포함해 결제 지연, 앱 다운, 회원 가입 불가, 인증 문자 수신 오류 등 플랫폼 운영 능력 저하를 보였다”면서 “플랫폼 운용 역량이 원인으로 보여 실제 얼마나 많은 초과 결제가 이뤄졌는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결제 오류는 1인당 1개월에 최대 7만원씩 돌아가야 할 지원금이 최소 2배 이상 부정 수급할 수 있도록 구현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신한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후 촉박한 일정으로 상품권 판매를 강행, 내부 검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초과 결제 사례 외에도 제로페이 망 사용에 대한 데이터 연동 문제로 가맹점과 고객이 결제 오류의 불편을 겪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경기 침체 등을 회복시킬 목적으로 세금을 투입해서 발행한다. 통산 10% 안팎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올해 예정된 발행분은 5000억원 규모다. 즉 정부 예산이 최소 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1인당 구매 한도를 70만원으로 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구매 한도를 두지 않을 경우 보유 현금 자산이 많은 고객이 무제한으로 지역화폐를 구매할 수 있어 10%의 무위험 수익률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계좌원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