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한 영국 스타트업 어반 에어포트(이하 UAP)가 4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을 위한 '버티포트(Vertiport)'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UAM 서비스 상용화까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인프라를 확대 구축해 현대차그룹이 2028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 슈퍼널이 투자한 UAP는 첫 버티포트 '에어 원(Air One)' 건설을 4월까지 마치고 같은 달 25일 완공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직 상용화된 기체가 없는 만큼 슈퍼널이 개발 중인 기체 모형이 이착륙장에 올라갈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지난해 말 공사를 완료하고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일정이 지연됐다. UAP는 영국 서부 미들랜드에 있는 행정 중심지 코번트리시에 버티포트를 구축한다. 기차를 포함한 주요 교통수단으로부터 접근성이 좋은 도시 중앙에 이착륙장을 마련한다.
에어 원은 직경 46m 크기 돔 형태 구조물이다. 중심에는 직경 17.5m 개구부가 위치한다. 개구부에는 직경 17m 플랫폼 리프트가 있으며 위 아래로 6m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UAM인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는 개구부에 위치한 플랫폼에 이착륙한다. 플랫폼이 고정형이 아닌 가변형인 이유는 eVTOL 중량 때문으로 보인다. 3톤 이상 기체 이착륙이 반복되기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지상에는 UAM 이용객을 위한 여객 라운지를 갖춘다.
에어 원은 소규모 이착륙장이지만 모듈식으로 건설 기간이 짧아 빠른 시간 내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강철 프레임을 지표면에 고정하기 위한 공사가 필요 없어 주차장, 빌딩 옥상, 해양 구조물 위에도 구축할 수 있다.
UAP는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은 물론, 한국과 미국 등 주요 65개 도시에 에어 원을 건설할 계획이다. 슈퍼널이 미국 내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영국 코번트리에 이어 미국으로 인프라를 확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이 버티포트 건설을 맡아 현대차 UAM사업부를 지원한다. 안전성, 사회적 수용성, 운영 효율성 등에 초점을 맞춰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반인 대상 UAM 서비스 상용화 시점은 2028년으로 잡고 있다. 이전까지 UAP, 현대건설 등 다양한 업체와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확대한다. 버티포트는 청사, 철도역, 터미널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우선 구축하고 아파트, 빌딩 등으로 늘려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40년 기준 1700조원로 예상된다. 이중 인프라 시장 규모는 7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