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옛 한국야쿠르트)가 다음 달 물류 신사업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가동한다. 프레딧 배송서비스는 자체 배송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배송을 대행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이다. hy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물류 시스템과 프레시 매니저를 통한 라스트마일(소비자에 상품을 전달하는 최종단계 물류) 전략으로 배송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hy는 다음 달 물류 플랫폼 연동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프레딧 배송서비스' 처리 물량을 일평균 약 4배 끌어올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제휴한 hy는 창고관리시스템(WMS)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배송서비스 초기에 하루 약 2만건을 배송했다면 앞으로 8만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로' 알려진 '프레시 매니저' 한명당 7~8건을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프레딧 배송서비스는 1만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를 통한 B2B 제휴배송 사업이다. 배송을 맡길 화주사는 주문량에 맞춰 당사 물류소에 제품을 입고하면 된다. 포장재가 필요 없어 부자재나 인력이 없어도 된다. 제품을 입고받은 hy는 이를 소분해서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작년부터 이유식 업체와 제휴해 시범 운영했고, 다음 달 본격 출범한다. 현재 면도기 정기구독업체, 헬스&뷰티 스토어, 카드사 등 업체와 제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B2B 제휴 배송사업 확대를 위해 카카오엔터가 구축하고 있는 물류매칭서비스 플랫폼 '카카오 아이라스'에도 참여한다. 카카오 아이라스는 화주사와 회원사(물류기업)가 매칭되는 형태로, 화주사의 물류 요구(품목, 물량, 유형 등)에 따라 회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제조사가 화주사로 참여해 배송이 필요한 품목과 배송지, 일자 등을 입력하고 매칭을 요청하면 아이라스가 조건에 알맞은 물류기업(회원사)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배송 인프라를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다음 달 하루 처리 물량이 20만건에 달하는 논산물류센터 착공을 진행한다. 논산물류센터는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hy가 B2B 제휴 배송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프레시 매니저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다. 방문 판매가 강점인 프레시 매니저는 비대면 소비 추세로 경쟁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B2B 제휴 배송으로 인한 수익은 모두 프레시 매니저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hy는 프레시 매니저의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향후 비대면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자사 몰인 '프레딧'을 중심으로 신선 배송에 초점을 뒀다. 고객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프레시 매니저와 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약 1500만원 상당의 냉장형 전동카트 '코코'를 전국 프레시 매니저에 보급키도 했다. 김병근 hy 경영기획부문장은 “유통전문기업 전환을 위한 IT시스템 구축과 과감한 투자를 이어 오고 있다”면서 “독보적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갖춘 프레시 매니저 배송 조직과 결합을 통해 기존에 경험치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