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돈바스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美-EU "강력 제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두 공화국 독립을 승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22일 주요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긴급 국가안보회의 이후 대국민 담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자칭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DPR)과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LPR) 독립을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자료:EPA=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자칭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DPR)과 루한스크 인민 공화국(LPR) 독립을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자료:EPA=연합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두 공화국을 세웠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2015년 체결된 '민스크 협정'에 따라 대규모 교전은 중단됐다. 푸틴 대통령이 양 공화국의 독립·주권을 승인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은 한층 짙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DPR·LPR 지도자들과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데 이어 자국 국방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군이 양국에 진입하면 사실상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주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발판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보전과 주권을 침해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강력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료:AF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료:AF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동 명령을 발동했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됐다”면서 “러시아가 자행한 국제 협정 위반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도 대러시아 제재를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의 독립 승인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불법 행위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제재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