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구글, 우리은행, 고려대의료원, EBS 등 국내외 전자·통신·금융·의료 분야 13개 기업·기관이 모인 협의체를 구성, 초거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한다.
LG AI연구원은 AI 분야 민간 협의체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초거대 AI '엑사원'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과 응용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이종산업간 협력을 위해 IT금융교육의료제조통신 분야 국내외 대표 기업으로 구성된 연합체다.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학교의료원, 한양대학교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LG그룹에서는 LG AI연구원 중심으로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이 함께 활동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AI 아티스트 '틸다' 등 LG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실제 구현 가능한 사례를 공유하고, 연합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계획을 소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뜻한다.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다.
틸다는 엑사원으로 구현한 첫 번째 AI 휴먼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박윤희씨와 함께 협업해 만든 패션 의상 컬렉션을 지난 14일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날 공개된 200여 개의 의상은 틸다가 창작한 3000여 장의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배 원장은 고객 언어에 내포된 감정까지 이해하며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한 뒤 전문 상담사 수준으로 내용을 요약하는 고도화된 챗봇 모델, LG화학엘스비어와 연구하는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도 시연했다. 심층 문서 이해 기술은 언어와 시각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논문,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 아니라 수식, 표, 그림 등 시각적인 요소까지 분석한다. 신약과 신소재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축적하는 기술이다.
LG AI연구원은 파트너사들이 쉽고 간편하게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 계획도 공개했다.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파트너사들에게 맞춤형 전문가 AI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한다.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는 △질의응답 △텍스트 분류 △요약 △대화 △텍스트 생성 △키워드 추출 △이미지 생성 △이미지 캡셔닝 등 8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코딩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거나 AI 개발자가 아니어도 손쉽게 웹에서 엑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반기부터 서비스 플랫폼 '엑사원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한다.
LG AI연구원은 파트너사 데이터 보안과 AI 개발 기간의 부담을 덜어 줄 '엑사원-튜닝'도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학습을 진행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학습하는 데에 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초거대 AI를 연구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성능은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파라미터를 적게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엑사원 튜닝은 범용적인 P-튜닝 방식과 비교해 사용하는 파라미터 수를 90%까지 줄였다. 훨씬 가볍고 처리 속도가 빠르면서도, 정확도는 4배 가까이 높여 성능까지 확보한 신기술이다.
배 원장은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모든 산업 영역에서 상위 1% 전문가 AI를 만들겠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초거대 AI 대중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배 원장과 김병훈 LG전자 CTO, 박진용 LG화학 DX담당,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LG 계열사 관계자를 비롯해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전략그룹장, 김광범 EBS 학교교육본부장, 마크 시한 엘스비어 총괄부사장, 피터 실비오 셔터스톡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친 굽타 구글 클라우드 총괄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