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기차 보조금 접수 스타트…"승용차 50종 격돌, 출고 여부 관건"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 접수 돌입
국비 보조금 100만원 하향에도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판촉 치열
접수 아닌 실제 출고순으로 지급
계약 전 출고 가능 시점 따져봐야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주 전기차 보조금 접수에 돌입했다. 현재 고시된 올해 보조금 지원 대상 전기 승용차는 14개 업체 47종이다. 조만간 추가 보조금 인증을 받을 차종을 포함하면 50종을 넘어서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며 출고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볼보 C40 리차지.
볼보 C40 리차지.

22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대당 지급되는 국비 보조금 최대 금액은 작년 800만원에서 올해 700만원으로 낮아졌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은 작년 최대 400만원에서 올해 최대 200만원으로 깎이는 등 대다수 지자체가 국비에 따라 하향 조정한 보조금 규모를 발표했다.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보조금을 가장 많이 보조금을 지역은 전남 나주와 전북 임실 등으로 최대 1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은 작년 최대 1100만원에서 올해 900만원으로 내리고 다음달 2일부터 상반기 전기 승용차 보조금 접수를 시작한다.

전국 전기차 보조금 접수 스타트…"승용차 50종 격돌, 출고 여부 관건"

보조금 하락에도 전기차를 출고하려는 열기는 뜨겁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7만1505대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신형 전기차가 대거 출시되면서 작년보다 보조금 소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각 업체들은 지자체별 보조금 지급안이 고지되기도 전인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신형 전기차 사전계약에 나서며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폴스타는 시작가를 5500만원으로 책정해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폴스타2로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올해 목표치인 4000대를 완판했다.

폴스타 폴스타2.
폴스타 폴스타2.

이달 초부터 계약을 시작한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도 3500대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볼보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6000만원대 가격으로 보조금을 절반만 받을 수 있지만, 초도 물량 2000대가 5일 만에 완판됐다.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전기차가 추가로 출시돼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쉐보레는 현재 계약 중인 4000만원대 볼트 EV와 볼트 EUV 출고를 2분기부터 시작한다. 제네시스는 이르면 이달 중 GV70 전동화 모델 계약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하반기 중 아이오닉5 배터리 개선 모델과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 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

문제는 출고 기간이다. 각 지자체는 전기차 보조금을 접수 순이 아니라, 실제 출고 순으로 지급한다. 반도체 수급난이 애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현재 주요 국산 전기차들의 출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 메르세데스-벤츠 EQA 등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전기차는 출고까지 최장 1년이 소요된다. 접수 후 출고가 늦어지면 보조금이 소진될 수 있어 계약 전 출고 가능 시점을 따져 봐야 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