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그룹이 제조, 통신, 금융, 인터넷, 의료 등 다양한 분야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초거대 AI 공동 연구개발과 응용 서비스 구현으로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LG AI연구원,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그룹 관계사뿐만 아니라 구글·우리은행·EBS·고려대의료원·한양대병원·엘스비어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것이 이채롭다. 치열해지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폭넓은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초거대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서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한다. 방대한 시스템 인프라가 데이터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고,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기술이 요구된다. 시간과 자원을 아끼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각 분야에서 손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도 뒷받침돼야 한다. 고성능 AI 인프라를 갖추고도 실제 서비스에 접목하지 못하면 그저 값비싼 연구실 장비에 불과하다.
LG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손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초거대 AI 응용서비스 개발과 활용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실수요가 있는 AI를 내놓으려면 이종 산업의 여러 기업과 협업이 필요하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기업이 AI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갖춰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협업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것은 곧 생태계 싸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최적의 파트너사를 찾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느 기업이 더 강력하고 폭넓은 생태계를 구성하고 참여하는가에 따라 초거대 AI 시장 경쟁의 승자가 가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