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자동화 공정에 사용되는 국내 머신비전 시장을 미국 코그넥스 등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상황에서 소부장 벤처기업인 아이코어가 독자 기술, 원가경쟁, 맞춤형 제작 지원 등을 앞세워 머신비전 컴포넌트를 수입 대체키로 하는 등 세계로 뻗어나가는 '퍼스트 펭귄' 기업을 자처하고 나섰다. 퍼스트 펭귄은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두려움과 위험을 무릅쓰고 먼저 도전하는 기업을 말한다.
올해 창업 4년차인 소부장 전문기업 아이코어(대표 박철우)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수입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머신비전 컴포넌트 내수 시장 개척에 팔을 걷었다고 23일 밝혔다. 머신비전은 카메라·광학계·SW 등으로 구성돼 육안으로 확인·판단하는 공정 검사 작업을 빠르고 정밀하게 대신하는 시스템으로 '스마트팩토리'의 눈 역할을 한다.
회사는 이달 초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방식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투자자금을 기반으로 제품 업그레이드와 신제품 개발을 잇따라 진행, 벤처기업 '데스밸리'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아이코어는 지난 3년간 약 30억원을 민·관에서 유치, 국내외 기업이 미처 개발하지 못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재 5가지 제품군과 50여개 이상 모델을 개발 또는 시범 양산해 국내외 내로라하는 검사장비·제조기업에 공급, 머신비전 컴포넌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중국·대만·싱가포르 등 동아시아권에 전문 대리점을 설립해 중국·대만 제조 기업에 제품을 공급, 작년 말 전체 매출 4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등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부품 신뢰성을 탄탄하게 다졌다.
회사는 올해 매출 22억원 달성을 시작으로 내년 매출 43억원 등 매년 50% 이상 성장해 오는 2026년 매출 목표 350억원을 달성하는 5개년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글로벌 머신 비전기업인 코그넥스와 국내외 시장에서 납품 경쟁을 본격 벌인다. 차별성을 띤 원가경쟁력과 맞춤형 제조 기술력으로 장비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수요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검사 장비 기업은 외산 머신 비전 컴포넌트의 비싼 가격, 기술 지원 부족, 고객 맞춤형 개발 어려움 등에 불만을 안고 있고 중소기업은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값비싼 도입 가격에 초기 투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러한 시장 수요에 초점을 둔다.
또 초정밀 위치제어 기술, 고속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 펌웨어 설계 기술, 최적 아날로그 회로 설계 기술, 정밀 기구 광학·조명설계 등 9개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 데 이어 성능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진행한다. 글로벌 기업 대비 성능·기술·가격 경쟁 우위에 선 핵심 머신 비전 컴포넌트를 공급해 연내 50여곳 이상을 확보키로 하는 등 고객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박철우 아이코어 대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장치 산업 특성상 개발한 제품이 양산 라인에 적용하기까지 1~2년 개념검증(PoC) 기간이 필요해 초기 진입이 어렵다”면서 “창업 4년차인 올해부터 다양한 고객이 개발 제품에 대한 오랜 내부 검토과정을 마치고 본격 도입하는 사례가 부쩍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박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70% 이상이 기초 단계에 머물고 있다”면서 “생산공정 제어나 품질 검사에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가성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도입이 손쉬운 제품군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육안 판단 공정 검사 자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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