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목적지 미표기' 서울시 제안 불수용...“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시 목적지를 미표기하자는 서울시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라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목적지 미표시 방식을 무조건적으로 시행할 경우, 시민의 편의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행 시 택시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크타임 시간대에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호출을 받기보다 앱, 전화 등을 통한 호출 자체를 외면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초 카카오에 승객의 목적지를 구체적 위치가 아닌 자치구 단위까지만 포괄적으로 표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미표기하는 내용의 단계적 개선방안을 올해 초 요청했다.

전날 서울시가 발표한 카카오 택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일 밤 도심에서 비도심 단거리 호출 성공률은 23%로, 같은 조건의 장거리 호출 성공률 54%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택시기사가 승객을 골라태우고 있다며,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목적지 미표시 방식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점은 서울시 역시 과거 공공 택시앱 운영을 시도하며 확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례로 서울시가 1대 주주로 있는 민간 기업 '티머니'에서 지브로, S택시 등의 택시앱을 개발해 목적지 미표시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택시 기사 이용률 저하로 실패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우티(UT)도 이용자 편의를 위해 목적지를 표기하지 않았으나 올해 초부터 목적지 표기로 정책을 변경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2018년 스마트호출을 도입하며 목적지 미표시 방식을 도입했으나 호출 수락률이 크게 떨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과거의 실패 사례와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 콜 골라잡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촉구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블루, 벤티, 블랙 등의 서비스로 자동배차를 제공하고, 탄력적 호출 수수료 및 요금제를 도입해 골라태우기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