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도 신규 내자판호 발급에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새롭게 직접서비스하는 중국 게임사가 늘어나는 모습이 확인된다. 한국지사가 없는 중국 게임의 고질적 문제인 먹튀, CS 부족, 과장 도용 광고에 한국 이용자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가 많다. 산업도 이용자도 보호받지 못하는 게임 시장에 정부 개입 요구 목소리가 높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X'가 구글플레이 매출 톱10에 신규 진입하며 중국 게임의 매출 톱10 점유율 30%는 지속되고 있다. 톱50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번 주에만 '이스6 온라인' '삼국지 패왕' '삼국지 워'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인기가 지속되는 모습이 확인된다.
최근 새롭게 이름을 올린 게임 유통사들은 한국 시장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기존에는 신둥, 미호요, 4399코리아, 37게임즈, 이펀 등 기존 한국에 잘 알려진 회사가 이름을 올렸던 것과 차이점을 보인다.
매출 14위 이스6 온라인을 유통하는 하오플레이는 작년 8월 한국 구글플레이에 첫 게임을 출시했다. '삼국지 워' 아카소어는 2017년 한국에 게임을 출시하고 2020년 종료했다가 올해 다시 게임을 냈다. '삼국지:패왕' 이하 게임 역시 올해 처음으로 게임을 올렸다. 2X는 유엘유게임즈가 출시하는 게임이지만 구글 개발자명은 조이게임 코리아로 구글 개발자명으로 첫 게임이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탓으로 분석한다. 내수 판로가 막히자 해외로 판로를 넓히는 과정에서 중국과 이용자 특성이 비슷한 한국으로 온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내자 판호 발급도 줄이고 있다. 게임 총량을 줄이려는 의도다. 작년 4월에는 사회주의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는 유통을 금지하는 제도를 신설하고 관영지에서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쓰는 등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미성년자 게임 시간을 금요일, 주말과 휴일에 한정해 주당 3시간으로 제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판호 발급 중단 조치로 중국 내 게임 관련 기업 14만 곳이 문을 닫을 위기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 게임사 한국 진출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이제는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지사가 없는 중국 게임의 고질적 문제인 먹튀, CS 부족, 과장 도용 광고가 여전해 애꿎은 한국 게임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지 않아 문제 제기도 어려웠다. 자율등급분류사업자 심의만 통과하면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을 유린할 수 있는 환경을 보완해달라는 요구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판호 불허, 문화공정, 과정선정광고 등 피해가 많았지만 개선된 게 하나도 없다”며 “이용자 보호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