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에너지전환은 시대 과제다. 제품 생산 시 탄소배출 기준에 따라 탄소세를 매기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탄소저감 체제를 보고 투자하려는 다국적 투자자들의 ESG 요구, 신재생에너지로만 제품을 생산하라는 'RE100' 의무화 등 우리 산업 생존을 위해 시급하다.
에너지 전환에는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 그러나 세계적 흐름을 거슬러 신재생에너지원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을 늦출 수는 없다. 적극적으로 나서되 효율 방안이 제기된다. 특히 태양광 분야에 대해 세 가지 대안을 제안한다.
첫째, 건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태양광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산업단지의 공장, 창고 등 건물 지붕과 도심지 건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태양광은 한 번 설치하면 큰 유지 관리 비용 없이 20년 이상 장기간 운영 가능하다. 우리나라 건물에는 태양광을 설치할 면적이 충분하다.
국내 산업단지 통계에서 분양면적은 약 2억5000만㎡이며 용적률 80% 기준 지붕면적은 약 19만㎡에 달한다. 8㎡당 태양광 1㎾ 설치 기준으로 보면 약 53GW 규모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다. 국내 건축물 통계에서 전국 건물동은 약 720만개로 이 중 주거, 상업, 문교사회용 건물 약 590만동에 동당 3㎾ 설치하면 약 17GW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총 70GW에서 생산되는 탄소배출 감소량은 약 4100만톤으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목표(NDC) 대비 14%에 달한다. 특히 수명이 다한 공장 지붕을 리뉴얼해 태양광을 설치하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지붕 교체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산업단지 지붕태양광은 자가소비형이 답이다. 자가소비형 태양광은 발전 전력을 공장 내 자체 소비해 전기료를 절감한다. 이 과정에서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탄소배출권을 획득해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응 가능한 탄소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가소비형은 발전사업형이 전기를 한전에 송전하기 위해 변전소 등 확보로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는 것을 감안해도 효율적이다. 한국전력공사로서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비용을 절감하는 등 전기료 상승 억제가 가능하다. 또 임대형이 20년간 ㎿당 2억원에 육박하는 신용보증증권 비용으로 낮은 사업성을 내는 것과 비교해도 우수하다.
셋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라 친환경에너지원 개발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위원회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은 450만대로 추정된다. 문제는 차량에 충전할 전력 수급이다. 전기차 한 대 당 하루 15㎾h씩 충전한다면 일간 사용량은 67GWh로 21년 10월 기준 하루 전기사용량에 육박한다. 현재 전기신사업법상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는 1000㎾ 용량 이상 전기사용자나 계약자에게만 전기를 판매하고 전기사업법상 전기차 충전전원은 한전을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가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전기를 판매하거나 직접 태양광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낮에 발전된 전기를 저장해 밤에 전기차에 충전하거나 한전망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건물을 활용해 직접 생산한 전기를 자가 소비해 공장을 돌리고 전기차도 충전하는 태양광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국가 에너지 전환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이다. 우리 경제의 탄소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초기 난개발을 막고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에너지 전환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규 아이솔라에너지 대표. ysk@isol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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