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장관은 1933년 충남 아산 태생으로 부여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국어국문 학사, 동 대학원 석사, 단국대 문학 박사다. 196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뒤 1989년까지 문리대 교수,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다. 2011년에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임명됐다.
1990~1991년 노태우 정부 당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이 전 장관은 “장관은 안 하겠다고 고사하다가 초대 문화부 장관이라고 해서 했다”고 2017년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좌우명은 '두레박의 영원한 갈증'이다. 이 전 장관은 “물동이는 물을 채우면 그걸로 만족한다. 두레박은 물이 차 있으면 안 된다. 두레박은 항상 비어 있어야 한다. 비어 있는 두레박은 늘 목마르다. 그게 지적 호기심이고 갈망이다. 두레박의 영원한 갈증, 그게 내 삶”이라고 설명했다.
기자, 대학 강단, 문화부 장관 등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모두 좋아서 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한 '지호락(知好樂)'이라며 즐겁게 일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이 전 장관 장례를 문체부장(葬)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이 장례위원장을, 김현환 제1차관과 오영우 제2차관이 장례위 부위원장을 맡는다. 도종환·박양우 등 전직 문체부 장관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5일장으로 3월 1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조문할 수 있다. 발인은 3월 2일 오전 8시 30분이다. 문체부는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