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노키아는 한국을 세계에서 5G 시장 성숙도가 가장 높은 주요 국가로 손꼽았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5G 융합 기술을 고도화해가는 모습이 '글로벌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MWC22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만난 한네스 액스트롬 에릭슨 부사장 겸 네트워크 부문 전략 총괄은 “현재 5대륙 114개 상용망에 5G를 공급하고 있다”며 “한국은 그 가운데 가장 성숙한 단계의 국가로 한국 시장의 수준 높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올해 자체 개발한 주문형반도체(ASIC)를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5G 통신장비를 선보였다. 전력 소비를 25% 이상 절감, 장비가 필드에 구축된 이후 운영단계에서 상당한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5G 특화망(이음5G) 주파수 할당을 진행한 것 역시 고무적 행보로 보고 있다. 한국의 시스템통합(SI) 사업자, 중소기업 등과 협업해 5G 특화망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엑스트롬 부사장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 등에 도입한 기술을 한국 시장에서도 구축 준비 중”이라며 “산업용 특화망이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와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 역시 한국에서 5G 특화망으로 새롭게 열릴 정부와 산업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가 다시 유럽에서 확대 적용되는 것에도 큰 기대감을 보였다.
제인 리가드 노키아 전용 무선 네트워크·에지 클라우드 총괄은 “한국 이통사와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며 “단순 최고 속도 구현을 넘어 성능 대비 경량화와 네트워크 최적화, 지연율 개선 등 고객 요구사항을 맞추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새롭게 선보인 수냉 방식 열교환기를 적용한 통신 장비가 한국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 주파수 송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 건물 혹은 가정 내 난방에 활용하거나 전기 에너지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성 선순환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5G 특화망에 대해서는 라디오와 코어, 전송, 기타 유지보수 시스템을 중소 규모 사업자에 맞게 소형·경량화한 통합 솔루션으로 초기 시장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리가드 총괄은 “한국 시장은 세계에서 5G가 가장 빠르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본사 차원에서도 항상 한국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