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대선판이 요동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했다. 대선 이후 양당을 합당해 '국민통합정부'를 꾸리기로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중앙선관위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두 후보에 분산됐던 지지 세력이 윤 후보에게 집중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안 후보의 다당제 공약 등을 원했던 지지자들은 어떤 결심을 할지 미지수다.
단일화 전까지 두 후보는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지역 유세장, TV 토론장에서 단점을 공격했다. 두 후보는 국민 과반이 요구하는 정권교체라는 대명제를 따르기로 했다. 단일화는 극적이었다. 정치가 생물이라는 말이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듯하다.
단일화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론조사도 할 수 없다. 깜깜이 정국에 들어섰다. 민주당에서는 “나눠 먹기형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도 민생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이 가겠다고 했다. 빅 이벤트 효과를 알아볼 방법은 이제 없다. 후보들은 유세장에서 더욱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서로를 비난하든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든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20년 전 16대 대선을 하루 앞둔 2002년 12월 18일 선거판에 태풍이 몰아쳤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지지를 철회하며 단일화를 무효화했다. 그러나 승자는 단일화 철회 폭탄을 맞은 노무현 후보였다. 지지층이 집결하는 반사효과가 작동했다.
단일화나 단일화 철회나 선거판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민심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를 시작하는 4일부터 국민은 점찍은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단일화 변수의 결과는 닷새 후면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