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1.5톤 미만 전기트럭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 종료를 앞두고 중국 전기트럭 수입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사전계약을 받았지만 국내 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업체별로 기한 내 출고가 불투명하다. 당초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트럭의 한국 시장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됐으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브이케이엠씨, 에스에스라이트, 대창모터스 등이 중국산 1톤 전기트럭에 대한 정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지만 지연되고 있다. 보조금 수령과 취등록세 감면 등을 위한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4월 13일까지 차량을 출고해야 고객에게 무상으로 화물 영업용 번호판을 발급받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인증 지연이 초기 시장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1.5톤 미만 전기트럭에 한해 화물 영업용 번호판 발급을 허용했으나 올해 4월부터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영업용 번호판을 구매할 때 드는 2000만원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혜택이 사라지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트럭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개인용달을 위한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 때문”이라며 “기한 내 현대차·기아 전기트럭 출고가 어려워지자 일부 수요가 중국산에 몰렸는데 혜택이 없어지면 계약 취소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전기트럭 인증에 필요한 시험을 마치는 데 45일가량 걸린다. 이들 업체는 무상 번호판 발급 종료 전 인증 획득을 위해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보완 요청에 대한 대응 속도에 따라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 시험을 마쳤으나 최종 인증 결과가 공표되기까지 시간 공백도 존재한다.
수입업체는 인증 마무리를 서두르는 한편 절차 완료 후 즉시 출고를 위해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에스에스라이트는 '젤라EV' 환경부 인증을 마쳤고 산업통상자원부 인증을 받는 단계다. 차량 200여대를 확보한 상태로 인증 획득 시 이달 중순부터 출고한다.
이브이케이엠씨의 '마사다'는 환경부·산업부 두 부처 인증이 모두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인증에 필요한 절차에 신속히 대응해 사전계약자에게 제때 출고하겠다”고 밝혔다. 물량은 1000대 확보했다.
대창모터스는 이달 말 '다니고-T'와 '다니고-C' 인증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기한 내 출고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신 영업용 번호판 관련 수요는 0.6톤 소형 전기트럭 '다니고 밴'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1톤 전기트럭은 부분조립생산(SKD) 형태로 수입한 차량에 국산 배터리 장착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하며 4월 말부터 본격 양산한다.
이미 인증을 마친 에디슨모터스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산 전기트럭을 기반으로 개발한 1톤 전기트럭 '스마트 T1'을 출시했다. 현재 100여대 재고가 있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이 끝난다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사후관리(AS)를 보장하는 현대차·기아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업체들이 확보한 중국 1톤 전기트럭 물량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에서 현대차·기아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를 2만6533대 팔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