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오픈형 R&D'로 대전환...개발부터 이용자와 소통

신작 5종 미리 공개
이용자 의견 수렴
게임 완성도 높여

엔씨소프트, '오픈형 R&D'로 대전환...개발부터 이용자와 소통

엔씨소프트 연구개발(R&D) 방향이 변화했다. 출시가 임박한 단계에서 외부에 공개하던 종전과 달리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오픈형 R&D'로 전환이다. 엔씨소프트가 개발단계에 있는 신규 IP를 공개하는 건 이전에 없던 일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용자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는 오픈형 R&D 전환을 꾀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을 촘촘하게 가져가기 위해 공개한 타이틀 5종을 포함해 많은 작품을 공개 진행하는 '론칭 모드' 방식이다. 이용자 요구와 비판을 게임에 반영한다.

과거 성공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김택진 대표 의지가 반영됐다. 김 대표는 전사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겠다”며 “변화를 촉진해 진화한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오픈형 R&D'로 대전환...개발부터 이용자와 소통

이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출시하면서 업계 예상과 달리 리니지 고유 피로도 BM인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게임을 개발 단계부터 공개하면 출시하지 못했을 때 비판을 받거나 기대감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있지만 해당 장르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며 개발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다.

'깜짝 공개'가 흥행에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를 일부 양보하더라도 이용자와의 교감, 게임 완성도에 더 비중을 두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서 이용자와 소통에 다소 소극적인 편으로 인식돼온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 자체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주요 게임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월 18일에는 리니지W 사업과 개발 담당 임원이 게임 BJ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 직접 출연해 이용자에게 업데이트 계획을 설명하고 실시간 소통을 나누기도 했다. 쇼케이스처럼 주요 계획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즉석에서 댓글 하나하나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와 PC와 콘솔 등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BS, TL 등이다. 엔씨소프트 신작 IP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열, 수집형 RPG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가진 MMORPG 장르에 집중했던 엔씨소프트가 장르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이용자 외부와 소통하는 오픈형 R&D로 전환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