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들이 오는 9일 대선 이후 구성될 차기 정부를 두고 '국민통합정부' 구상안을 각각 제시했다.
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차기 정부에 다양한 정치세력을 포함하는 '통합정부'를 지향한다. 양당 정치를 타파하고 정치개혁 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지난 4일에도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사전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이번 대선의 선택 기준은 경제, 위기극복, 평화, 통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치 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정치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 교체,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실용적 국민통합정부를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통합정부는 연립정부나 협치를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1987년 체제를 바꾸는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들어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을 이루는 내용을 포함한다. 다당제 실현을 위해 대통령 취임 전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3선초과 연임금지 등을 담았다.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 초당적 국가안보회의,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도 포함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치 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호응해 대선 승리시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참여키로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국민통합정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미래·개혁·실용·방역·통합이라는 5가지 키워드가 핵심이다. 민주당과 같은 시스템이나 구체화된 제도 개혁 내용보다 '가치' 중심적인 내용이 담겼다. 실제 구체적인 개혁과제 선정과 개혁 방향은 향후 밝히겠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발표한 '단일화 공동선언문'에는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담겼다.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한 전문가를 등용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청와대 해체 의지도 밝혔다.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는 청와대 해체와 조직 개편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및 대통령비서실 직제(대통령령) 개정안이 포함됐다.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실 산하 주요 부서는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이전을 마친다. 대통령 집무실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지난 3일 방송연설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어 국민 곁으로 다가가고,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민주사회의 행정수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합정부는 5년 전에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다음 청문보고서 채택을 국회에서 안 한 상태에서 임명한 경우가 많았다. 통합과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라며 “정권을 잡고 나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비교적 단일 캠프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럴 경우 후보 의지에 따라서 통합정부 운영 여부가 달라진다”며 “반면 윤석열 후보는 확장성이 크다. 안철수 후보, 깨어있는 시민연대, 문골오소리 등 다양한 세력을 끌어 안다보니 본의 아니게 통합정부를 운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