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6개 질병 표적 물질을 동시에, 민감하게 검출하는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진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김문일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팀, 한정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효소를 모방한 '나노자임'을 이용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7일 밝혔다.

효소, 특히 과산화효소는 산화효소와 함께 스면 과산화수소를 배출하는 표적 물질을 시각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나노자임은 무기물질로 합성된 효소 모방 물질을 말한다. 효소가 쓰이는 질병 진단 시스템에 활용되며 안정성, 생산성, 가격 측면은 더욱 뛰어나다.
다만 기존 과산화효소 모방 나노자임은 산성에서만 활성을 지녀 바이오 센서 적용이 어려웠다.
공동연구팀은 산화 세륨 위에 코발트 원소를 도핑할 경우 중성에도 과산화효소 활성이 유지됨을 예측했다. 코발트 원소를 도핑하면서 산화효소를 적재할 수 있게 17나노미터(㎚) 기공을 지니는 메조 다공성 구조 산화세륨 합성에 성공했다. 합성 나노자임은 중성(pH 6)에서 최적 활성을 지녀 pH 변경 없이 산화효소와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 나노자임에 중요 질병 진단물질인 글루코오스, 아세틸콜린, 콜린, 갈락토오스, 콜레스테롤 산화효소를 담아, 과산화수소를 포함한 6개 물질을 동시 검출 가능한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이 종이 센서는 20분 만에 6개 물질을 빠르게 검출할 수 있으며, 기존 하나씩만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보다 좋은 성능을 보였다. 60도 고온에서도 6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이진우 교수는 “나노자임은 분야 자체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기존 효소를 대체해 쓰일 수 있다는 잠재성 때문에 폭발적으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종이 센서뿐만 아니라 각종 진단 및 암 치료에 나노자임을 도입해 진단 및 치료 분야에 큰 도약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