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첩첩산중' 우크라 사태 대책 있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 경제와 산업계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산업계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과의 대 러시아 제재 공조 혼선에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 명단에 올려 혼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가장 큰 걱정은 국제유가 급상승에 따른 충격이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가능성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 선까지 급등한 후 여차하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실제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생기고, 각국이 대체 수입처를 모색할 경우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뛰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곧 연료비와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혼란 등으로 이어져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먹구름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산업계는 비상계획 마련에 돌입한 상황이다.

러시아의 비우호국가 지정도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이번 조치로 비우호국가 국민의 외화 송금 금지, 대외채무의 루블화 지급 가능, 모든 거래의 러시아 정부 승인 조치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현지 자동차, 가전 시장에서 선전하던 현대차·기아, 삼성전자, LG전자와 협력업체의 불이익이 우려된다. 러시아 정부의 보복 조치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매한가지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따른 단기·중장기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서 신속하게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당장 러시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믿을 구석은 정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