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독일 등에 위치한 유럽 자동차업체 공장이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에 돌입했다. 가뜩이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입차 업계의 한국 물량 확보에 비상등이 커졌다.
![감산에 들어간 폭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https://img.etnews.com/photonews/2203/1510044_20220310144722_027_0001.jpg)
공장 가동 차질은 유럽 완성차 제조사에 와이어 하니스(차량용 배선 다발)를 공급하는 레오니 등 관련 부품 협력사의 공장이 우크라이나에 있기 때문이다. 현지 부품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부품을 납품받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유럽 공장이 영향권에 들었다. 이들 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 조치를 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와이어 하니스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의 악화로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감산을 단행했다. 같은 폭스바겐그룹 브랜드 아우디와 포르쉐도 영향을 받았다. 아우디는 7일(현지시간)부터 잉골슈타트와 네카르줄름 공장 두 곳의 생산라인 일부를 멈춰 세웠다. 포르쉐는 마칸과 파나메라를 만드는 라이프치히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티구안을 생산 중인 폭스바겐 공장 생산라인.](https://img.etnews.com/photonews/2203/1510044_20220310144722_027_0002.jpg)
폭스바겐그룹은 “우크라이나 공급 업체로부터 와이어 하니스 등을 납품받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사태로 독일과 유럽 공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BMW와 벤츠도 유럽 생산에 큰 타격을 받았다. BMW는 공급 병목 현상으로 독일과 영국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벤츠는 일부 유럽 공장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완전 생산 중단은 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BMW 독일 뮌헨 공장 생산라인.](https://img.etnews.com/photonews/2203/1510044_20220310144722_027_0003.jpg)
유럽차 업체의 한국법인도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한국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발 공급망 악재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출고 두세 달 전에 차량을 주문하는 수입차 특성상 공장 일시 가동 중단과 감산이 즉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 시 국내 물량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입차 누적 판매는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작년 동기 대비 17.5%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별 감소율은 벤츠 19.4%, BMW 1.5%, 아우디 46.5%, 폭스바겐 23.1%, 포르쉐 8.7%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