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PR 품목 공개…ICT 분야 대거 포함

미국의 수출통제번호(ECCN) 목록 <자료 전략물자관리원>
미국의 수출통제번호(ECCN) 목록 <자료 전략물자관리원>

미국 정부의 러시아 대상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수출통제번호(ECCN) 목록에 전자·컴퓨터·정보통신·정보보안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광범위하게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목록을 추가 분석한 후 해당 품목에 대한 수출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출입고시 개정 전까지는 중소기업 위주의 업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미국 정부가 송부한 FDPR 수출통제번호(ECCN) 57개 목록을 전략물자관리원을 통해 공개했다. 산업부가 공개한 이 목록은 영문 원본 기준 62쪽에 달한다. 전자, 컴퓨터, 정보통신, 정보보안, 센서 및 레이저, 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및 추진 등 주요 ICT 분야가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FDPR는 특정 미국산 기술과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장비를 활용해 생산된 제품을 '해외직접제품'(FDP)으로 규정하고 미국산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말한다. 정부는 8일 미국 FDPR 면제국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에 맞는 수출통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산업부는 미국 FDPR 수출통제번호를 반영하는 수출입고시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한 빠르게 개정할 계획이지만 수 주 정도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미국이 FDPR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힌 오는 26일까지 수출입고시 개정을 완료하지 못하면 업계의 혼란은 증폭될 수 있다.

정부가 FDPR 수출통제번호를 공개했지만 내용이 난해해 혼란이 불가피하다. FDPR 수출통제번호는 영문 원본 기준으로 총 62쪽에 이르며, 세부 기술 사양이 기재돼 있다. 기업은 공개된 목록으로 수출 허가 심사 대상인지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수출관리 전문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현행 FDPR 수출통제번호만으로 수출심사 허가 대상이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FDPR 수출통제번호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면서 “판단이 어려운 기업은 전략물자관리원에 문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