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10년 만에 양국 무역 규모가 6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미 무역 총액은 전년 대비 28.5% 상승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서비스 무역·투자도 확대됐다. 수출 기업은 한미 FTA로 인한 과실이 국민에게 배분, 국가경제 전반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한미 FTA 발효 10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교역성과를 공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상품무역 규모는 FTA 체결 시점인 2012년 1018억달러와 비교해 약 66.1% 증가했다. 수출이 29.4%, 수입 27.3%, 무역수지가 36.7%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에게 이득이 되는 교역성과를 거뒀다.
양국 무역 규모는 2012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1691억달러까지 상승했다. 2020년과 비교해서는 28.5% 늘었다.
양국 간 교역성과는 전 세계 대상 무역 규모보다 가파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대미 수출 총액은 959억달러로 전년 대비 29.4% 증가해 대세계 수출 증가율인 25.8%를 3.6%포인트(P) 상회했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부품) △반도체 △컴퓨터 △석유제품 등으로 상위 5개 품목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대미 수입 총액은 732억달러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미 수입 금액과 증가율 모두 FTA 발효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미 상위 5개 수입품목인 원유, 반도체제조용장비, 천연가스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 전기차 수입, 국제유가 상승 등이 영향을 끼쳤다.
양국 교역규모 확대는 FTA 효과가 컸다. 지난해 FTA 특혜관세 품목 수출은 412억7000만달러로 대미 수출 총액의 43%에 해당했다. 지난해 FTA 특혜관세 적용 대미 수출은 발효 시점인 2012년 대비 220.4% 증가했다.
한미 FTA로 인해 양국 서비스 무역과 투자도 확대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서비스 무역 금액은 462억달러로 FTA 발효 이전인 2011년 450억달러 대비 2.6% 증가했다. FTA가 발효한 201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대미 투자는 송금기준 1129억9000만달러로 발효 전인 2002년에서 2011년 295억8000만달러 대비 282% 증가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한미 FTA 10년 과실이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미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의 한미 FTA 성과 인식 조사' 결과 미국 대상 수출입 기업들이 꼽은 한미 FTA의 가장 큰 성과는 '관세 철폐와 인하로 양국 소비자들의 이익이 확대된 것(57.3%)'으로 나타났다. 또 한미 FTA가 세계 속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응답(18.7%)과 양국의 R&D, 마케팅 등 투자협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됐다(14.0%)는 의견도 뒤를 이었다.
한미 FTA가 기업이나 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97.3%)이 대부분이었다. 한미 FTA가 기업과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유로는 '관세 인하 등으로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었다'(58.9%)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한미 FTA에 대해 '시장개방으로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는 응답이 94.0%를 차지해, 우리 기업들은 FTA를 양국의 투자와 교역을 증대시킨 상호 호혜적 협정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76.7%는 한미 FTA가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했다.
<표> FTA 발효 후 대미 무역 동향 (단위: 억달러, %)
* ( )안은 전년대비 증감률
자료: 한국무역협회
<표>FTA 혜택ㆍ비혜택품목 對美 수출 현황(단위: 억달러, %)
자료: 관세청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