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30대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다. 주주총회에서 제약사 오너가(家) 3·4세의 사내이사 선임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정균 보령제약 사장(37)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김정균 사장은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올해 초 보령제약 사장에 선임되면서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다.

한독은 24일 주총에서 오너 3세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38)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김 이사는 창업주 고 김신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영진 한독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한독 경영조정실로 입사해 2020년 상무보에 올랐다.
대원제약도 25일 주총에서 오너일가 3세 백인환 마케팅본부장 전무(38)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백 전무는 대원제약 창업주 고 백부현 전 회장의 손자이자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백 전무는 2011년 대원제약에 사원으로 입사해 2016년 상무, 2019년 전무로 승진했다.

30대 젊은 오너가 3~4세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제약 사업 영역 외에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확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윤인호 전무(38)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윤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윤 부사장은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동화약품 최대주주인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앤피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수장 교체에 나선다. 동아에스티는 주총 안건으로 김민영·박재홍 현 동아에스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동아에스티 대표이사인 엄대식 회장과 한종현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한종현 전 동아에스티 대표는 동화약품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24일 주총에서 창업주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임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단독으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럽한미 현지화와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구축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백신 등 해외 연구 개발에 주력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하는 한편 중국 등 글로벌 한미 혁신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여전히 한미약품 등기이사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