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안면 인식 AI'로 러시아 스파이 잡는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기업이 개발한 안면 인식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전장에 투입했다. 주요 검문소를 통과하는 이들의 신원을 빠르게 파악해 자국민에 섞여 있는 러시아군 관련 인물을 색출한다. 14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클리어뷰 AI'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안면 인식 솔루션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전 미국 외교관 리 월로스키 클리어뷰 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클리어뷰 AI의 안면 검색 엔진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각 검문소에서 해당 기술로 수상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로이터는 호안 톤탓 클리어뷰 AI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 침공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정부에 서한을 보내 안면인식기술 지원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에 업로드된 총 100억개 이상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DB)에서 20억장 이상 사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톤탓 CEO는 서한에서 해당 기술이 얼굴에 상처가 있어도 정상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일이 지문을 확인하는 것보다 빠르게 사망자 신원을 식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쟁 탓에 멀리 떨어진 난민들의 가족 재회는 물론 러시아 공작원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번 전쟁과 관련해 떠도는 가짜뉴스 실체를 폭로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안면 인식 AI 활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디지털부 대변인은 러시아 침공이 본격화되자 AI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다양한 서방국가 기업이 인터넷 하드웨어, 보안 솔루션 등을 제공했다. 클리어뷰 AI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톤탓 CEO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클리어뷰 AI를 어떤 목적으로 운용할지는 확실치 않다. 며칠 내 다른 부처도 해당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자국인을 대상으로 클리어뷰 AI 운용 교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