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갤럭시S22 게임 성능을 강제로 저하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대해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한 부회장은 1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3기 정기주총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사과 발언 후 단상 앞으로 나와 주주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는 “GOS는 다양한 게임 특성을 반영해서 스마트폰 성능을 최적화하는 의도로 기획했지만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이 많아서 이를 반영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서 이런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 최고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 부회장은 “고객 불만 사항 개선을 위해 성능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으로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단말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사용자 안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발열 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경계현(DS부문장)·노태문(MX사업부장)·박학규(DX부문 경영지원실장)·이정배(메모리사업부장) 등 사내이사 신규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상정·의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멀티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프리미엄 영역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을 포함한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메타버스'와 '로봇'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세트 사업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DX부문은 사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를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키울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지속 성장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도 힘쓴다. 한 부회장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러시아로의 제품 공급은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다양한 플랜을 준비하고 면밀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 현장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도 주주 16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90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사전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온라인으로도 중계했다. 20~30대 개인주주가 증가한 것을 감안해 주주총회장 로비에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주총 포토존'과 '응원 메시지 월'을 만들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