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에서도 충전기를 뺐다. 기본 구성품에 포함된 것은 USB-C 케이블, 유심 추출핀이 전부다.
삼성전자는 17일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A 이벤트 2022'를 개최하고, '갤럭시A53 5G'와 '갤럭시 A33 5G'를 공개했다.
전작에는 포함됐던 충전기 어댑터가 사라졌다. 패키지 상자는 더 얇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기본 구성품으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모델까지 '충전기 제외'를 확대 적용하는 모습이다.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충전기를 별도로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15W 기준 1만3800원, 25W 기준 2만4200원을 지불해야 한다.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2022년형 갤럭시A 라인은 모두 충전기 없이 출시될 것”이라며 “이로써 삼성전자는 향후 모든 스마트폰의 구성품에서 충전기 어댑터를 제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업계의 '친환경'을 내세운 충전기 제외는 애플이 시작이었다. 애플은 2020년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탄소배출 저감 등 환경보호 일환으로 모든 모델에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북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갤럭시는 충전기 등 가장 기본적인 구성품을 제공한다”며 애플의 행보를 간접적으로 저격했으나,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다.
삼성전자는 이제 플래그십뿐 아니라 보급형에서도 충전기를 뺐다. 업계는 “삼성 또한 '환경적 결정'이라는 이유로 마케팅 할 것이지만 실제로는 5G 지원으로 인한 원가 상승을 상쇄하고 출하 비용을 낮추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충전기 제외' 결정은 실제로 비용 절감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분석업체 CSS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해 약 50억파운드(약 8조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애플이 해당 결정으로 아이폰 한 대당 약 27파운드(약 4만원)를 절약했으나, 제품 가격은 낮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