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은 시작됐다" 에듀테크·디지털 전략 수립에 민관 머리 맞댄다

"미래교육은 시작됐다" 에듀테크·디지털 전략 수립에 민관 머리 맞댄다
지난 해 열린 에듀테크코리아에서 한 기업 직원이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전문가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전자신문DB>
지난 해 열린 에듀테크코리아에서 한 기업 직원이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전문가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전자신문DB>

학교 디지털 전환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머리 속에만 있던 미래교육은 원격수업을 계기로 이미 학교 안으로 들어와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다.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변화에 가장 둔감한 학교도 이제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전자신문과 함께 '2022 미래교육을 위한 에듀테크·디지털 전략 수립 포럼'을 21일 서울 슈피겐홀에서 온·오프라인 병행해 개최한다.

디지털 교육 전문가들과 민간,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교 디지털 전략 수립을 고민하는 첫 자리다. 이번 포럼이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민관 생태계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전환이 학교 문제 해결

교사가 다른 과목과의 융합수업을 하거나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기 위해 수업 자료를 새로 만들려고 하면 곳곳에 흩어진 자료 찾는데만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해야 했다. 과정중심평가나 고교학점제처럼 취지가 좋은 제도라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업무량 때문에 반대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교사가 주는 자료 외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자료를 찾아 스스로 학습을 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수준을 맞춰가야 했다. 사고가 나거나 아파서 학교를 결석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그날 수업을 보강해야 했다. 민간기업은 교육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해도 학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한된 시장에 머물러야 했다.

우리 교육 현주소가 디지털 전환과 함께 바뀔 전망이다. 교사는 한 곳에서 쉽게 자료를 찾아 다양한 수업 자료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맞춤형 과제를 내줄 수 있게 된다. 감염병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면 교실과 온라인을 동시 연결해 한 반에 있는 것처럼 수업도 할 수 있다. 교육 활동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플랫폼과 시스템 덕에 교사 업무는 줄어들고 학부모는 한눈에 학생 현황을 포트폴리오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민간은 뛰어난 제품으로 인정받으면 에듀테크 오픈마켓에 올려 교사들이 직접 구매해 수업 시간에 활용한다.

디지털 전환 전후 우리 학교 모습이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코로나 종식과 함께 원격수업도 더 이상 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미 디지털 전환이 궤도에 진입한 지금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이뤄낼 것인가가 논의 핵심이 됐다. 기존 교수학습방법과 교육행정이 갖고 있었던 한계를 디지털 전환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간단한 AI 활용 제품을 만들어보는 모습.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간단한 AI 활용 제품을 만들어보는 모습.

◇디지털 전환 키워드 '맞춤형' '업무경감' '생태계'

전문가들은 교육 디지털 전환은 다른 분야 디지털 전환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산업 측면에서 디지털 전환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지만 교육의 전환은 질 향상과 소외계층 포용 등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디지털 교육 관련 최고 권위자인 황대준 성균관대 교수는 “ICT 기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교육학자들도 디지털이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면서 “AI 시대 디지털 전환 전략은 ICT 디지털 전환 전략과 다르게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1일 황 교수는 디지털 전환의 키워드로 3가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디지털 교육 행정, 교사와 민간이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생태계 등이다. 시공간 제약을 초월하는 디지털 기반으로 경험을 극대화 시키면서, 디지털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윤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는 에듀테크를 활용한 공정한 교육 실현을 주제로 강연한다. 교육정보화로 팬데믹에서도 교육 중단은 없었지만 교육격차가 심화된 것을 되짚어보며 미래 교육 전략을 제시한다. 미래에는 에듀테크가 수준별로 맞춤형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교사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에듀테크소프트랩 성과 발표도 이어진다. 에듀테크소프트랩은 교사와 민간 에듀테크 기업이 함께 에듀테크 서비스를 개선하고 실증하는 국내 첫 공간이다. 공교육과 민간 에듀테크 간의 장벽을 허무는 첫 시도가 지난해 1년차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청운정보와 제로엑스플로우가 교사들과 함께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하고 교육 현장 고민을 풀어갔는지 소개한다.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AI 수학 프로그램으로 어떤 학생들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따라왔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업하고 있다.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AI 수학 프로그램으로 어떤 학생들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따라왔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업하고 있다.

◇그린스마트·2022교육과정개정·K에듀통합플랫폼 3박자 갖춰야

미래교육 정책은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통한 학교 환경 개선부터 교육 내용 변화를 가져올 2022 교육과정 개정, 교수학습방법의 대대적인 혁신을 불러일으킬 디지털 전환까지 3개 축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학교의 물리적 공간을 친환경, 디지털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교실은 온오프라인 블렌딩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교사가 클라우드를 통해 학생의 실시간 이해도를 체크할 수 있도록 전환된다. XR를 통한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말 개정될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과목을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담는다. 이와 함께 2025년 전면 개통되는 K-에듀통합플랫폼은 디지털 학교의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게 된다. 디지털을 통한 교사 업무 절감부터 교수학습방법의 디지털 혁신의 가장 기초가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와 2022 교육과정 개정, K-에듀통합플랫폼 3박자가 어우러져야 교육환경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