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올해 정부가 목표한 3.1% 성장률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새정부가 3%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할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1%포인트(P) 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출범을 앞둔 새 정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사회적 영향과 정책적 의미'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 측면의 세계 성장에 있어 상당한 지연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지난해 12월 올해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4.5%로 예측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 성장률 전망치는 1%P 넘게 하락하고 물가는 2%P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G20 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장기간 생산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3.0%에서 2.7%로 0.3%P 낮췄다. 이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3.1%를 밑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의 2.7%에서 0.1%P 내린 2.6%로 낮췄다.
무디스는 “한국과 일본은 공급 문제에 직면했다”며 “반도체 제조 핵심 투입물에 차질이 생기고, 이러한 칩을 사용하는 자동차 등 첨단 제품 제조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디스와의 화상 면담에서 “일부 대외 불확실성은 있으나 올해 3%대 성장률은 달성할 전망”이라고 장담했으나 무디스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정부도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른 내수 회복 제약이 우려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이 개시된 가운데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대외 여건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출범을 앞둔 새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정부지출을 늘릴 경우 높아진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출범 첫해 성장률 전망치 하락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6~7월경 발표할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