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올해 두둑해진 현금과 새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 공격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7813억원에 달한다. 현금화가 쉬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네이버의 실질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조4549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말과 비교해 54.75% 증가한 규모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현금성 자산을 약 2배 더 확보했다. 카카오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조805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2.28%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3년 동안 매년 큰 폭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2조원대 수준이었으나 카카오 자회사들이 유치한 투자자금까지 더해지면서 현금성 자산이 매년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4분기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현금 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에는 양사 나란히 새로운 수장을 내정한 시기로, 새 리더십과 조직체계에 맞춰 투자 여력을 확보한 것이다. 이들 양사의 새 CEO는 이미 신사업과 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 의지를 피력했다. 의미 있는 투자로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공식 취임 자리에서 “올해 글로벌 사업이 다각화를 이루는 원년”이라며 “커머스 사업을 비롯해 웹툰 등 콘텐츠 사업 분야의 공세를 강화하고 네이버 기술과 경험으로 유니크한 사업 모델을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개척하면서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웹3.0 관련 사업 투자를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단위의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임금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60% 가까이 급등하면서 1억7200만원으로 연봉 랭킹 1위 기업에 올랐다. 네이버는 평균 1억2915만원을 임직원 보수로 지급했고, 추가 연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