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수업하며 확진 학생은 영상 연결"…온·오프 하이브리드 수업 '시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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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초등학교 3학년 A교사는 매일 3~4명이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하자 교실수업을 하면서 실시간 온라인 수업도 병행 중이다. 전자칠판에 온라인으로 접속한 학생들의 화면을 띄워 최대한 교실 수업에 같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했다. 전자칠판, 데스크톱과 카메라 등 교실에 온라인 수업을 위한 장비들이 있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수업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실 데스크톱으로 실시간 영상을 연결하면서 교실 수업을 하면, 온라인 수업을 하는 학생이 교사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할까봐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학생 한명한명 살피며 수업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이동하면 데스크톱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교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온라인 수업 학생까지 살피는 모습에 학생들은 감동을 표하기도 했다.

매주 수십만명의 코로나 확진 학생이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전국 유·초·중등 학교 99.3%가 등교수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수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등교수업에 중점을 두면서 일주일 정도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교육활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개별 과제 등 이보다 낮은 수준의 학습 보완을 제시하고 있지만 교사와 민간 에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공유하며 하이브리드 수업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등교하는 학생은 전체 학생 584만1337명의 84.7%인 497만129명이다. 등교 학생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등교하지 못한 학생도 93만1208명으로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들 역시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수업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사들은 SNS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본인의 하이브리드 수업 영상을 올리면서 원격수업 초기 선진 교사들처럼 다양한 수업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등교수업에도 원격수업이 동시 활용되면서 디지털 콘텐츠 수요 역시 유지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콘텐츠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교사의 지식 공유가 가능한 지식샘터 서비스는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1만8000여명의 교사가 강좌를 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학습자료를 찾을 수 있는 에듀넷·티-클리어는 1996년 서비스 개통 이후, 2022년 3월 현재 회원수 563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일상적인 교육으로 하이브리드 수업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울진 산불 당시 해당 지역에서는 e학습터 등 온라인 학습 플랫폼 이용 숫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감염병 외에도 사건사고로 교육중단이 되는 일이 발생하는데, 코로나19 경험으로 산불 속에서도 중단없이 교육활동이 이어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스마트교육학회는 블렌디드(하이브리드) 수업 사례와 활성화 방안에 대한 웨비나를 진행 중이다. MS, 구글 등 서비스 별로 활용 사례 세미나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업이 코로나19 이후에도 필요한 교육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은 “교실이냐 집이냐 장소를 떠나 어디에 있든 수업을 하는 온라인 도구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으면서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학생 개별화 수업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