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의사일수록 그 필요성에 더 공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8일 발표한 '의료인과 환자의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용 경험에 따른 인식 및 수용도 조사'에 따르면 △원격진료(비대면진료)를 경험한 의사는 원격진료가 필요하다는데 44.9%가 공감(매우 필요함, 필요함)했으나 △이를 경험하지 못한 의사군에서는 28%만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원격진료를 경험한 의사 중 66.4%가 향후 이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비경험군에서는 42.5%만 활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와 환자집단에서는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 인식 차가 컸다.
진흥원은 “의사의 경우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따른 책임을 직접 지기 때문에 간호사나 환자와 달리 더 큰 우려와 불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장에서 의료인 활용 경험을 지원하고 다양한 실증사례를 축적해 제도적 신뢰를 확보하고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비대면진료 종류를 △원격모니터링 △원격협진 △원격진료 3가지로 나눴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종사하는 의사와 간호사 601명이 참여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 4%다. 또 3개월 이상 투병 중인 환자 933명이 참여했다.
진흥원에 따르면 원격모니터링 서비스 활용경험은 의사 56.7%, 간호사 68.8%, 환자 42.7%로 모두 비교적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원격협진 서비스는 의사 16.2%, 간호사 12.6%, 환자 9.2%로 비대면 의료서비스 유형 중 가장 적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진료 서비스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의사 35.7%, 간호사 18.6%, 환자 12.5% 순이었다.
비대면 의료 유형에 상관없이 의사, 간호사, 환자 중 필요성 인식과 향후 활용 의향이 가장 높은 군은 간호사였다.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는 의사 88.3%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해 간호사나 환자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진흥원은 “분석 결과에 활용한 조사자료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전화상담이나 처방 등 다양한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집되었기 때문에 조사 기간에 따른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비대면 의료서비스 정책 수립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