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 간 전화나 영상으로 진료를 제공하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업체의 기업 가치가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새 정부도 제도화에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비대면 진료 산업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닥터나우는 최근 시리즈B 투자에서 약 1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닥터나우는 현재 이용자 수 기준 국내 비대면 진료 앱 1위 업체다. 닥터나우는 지난해 10월 700억원 가치로 약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1년도 안 돼 2배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최종 결정되지 않아 구체적 수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닥터나우는 투자자금을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사업 영역 확장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헬스케어 '슈퍼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닥터나우가 건강기능식품, 병원·약국 전사자원관리(ERP), 의료 커뮤니티 등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나우는 최근 개인별 맞춤 운동 콘텐츠를 제안하는 '부스터즈컴퍼니'를 인수하는 등 사업확장에 나섰다.
닥터나우가 짧은 기간에 기업가치를 크게 올린 배경은 비대면 진료 수요가 검증됐고,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 한시적 허용되면서 수백만명의 국민이 경험하며 효용성과 필요성을 느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 TF는 최근 닥터나우를 방문한 직후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통한 혁신 생태계 조성 △규제 샌드박스 플러스 제도 △갈등해결형 규제 샌드박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역시 25일 “새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기업에 자유를 준다는 게 첫 번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 성장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점차 확산하자 약 배송 등을 놓고 약사회와 비대면 진료 업계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과거보다 전향적으로 달라졌어도 초진 진료 허용에서는 의사 단체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 방안과 진료 외 사업 영역 확장도 한계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업체의 가치 상승은 이들이 현재까지 의료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소비자와 의료진에 가장 근접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하나를 볼 것이 아니라 병·의원 인프라가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