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투항하는 러시아 병사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탱크를 몰고 와 투항한 러시아 병사에게 우크라이나가 시민권과 함께 탱크 가격으로 1만달러(약 1200만원)를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계자 빅토르 안드루시프는 “최근 미샤(Misha)라는 가명을 쓰는 러시아 병사가 탱크를 몰고 투항해 왔다”면서 해당 병사가 탱크 앞 땅에 엎드려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미샤는 주력 전차인 T-72B3을 타고 우크라이나군에게 투항했다. 안드루시프는 “미샤는 전쟁의 목적을 알지 못했다”며 “그는 부대에 남은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군에는 식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운영은 혼란스러우며 사실상 (지휘 체계가) 부재중”이라고 주장했다.
안드루시프는 지난 22일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몇 주간 입수한 러시아 병사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항복 권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은 미샤 또한 이 문자 메시지를 받고 항복을 결심했다고 분석했다. 그가 문자 메시지대로 약속 시간과 장소에 탱크를 몰고 나타나 항복했다는 것이다.
미샤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크라이나 시설에 구금돼 있을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TV, 전화기, 부엌, 샤워기를 갖춘 편안한 환경이 그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생포한 러시아군 포로의 진술을 바탕으로 “러시아군 지휘부가 전선에서 도망치는 모든 병력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일부 러시아 병사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스스로 자기 다리에 총을 쏘기도 한다”고 했다. 러시아 병력 4분의 1이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병인 것도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