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현대차, 일본서 '브랜드 인지도' 올려야"

일본 언론이 12년 만에 자국 시장에 재진출하는 현대자동차에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과거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운 판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 현대차가 5월부터 일본에서 전기자동차와 수소차 판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가 체험 중심 전략을 기반으로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도전한다고 덧붙였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대모빌리티재팬(HMJ)은 최근 도쿄 하라주쿠에 5월까지 운용하는 체험 시설을 구축했다. 900㎡ 면적에 2층 구조다. 1층에는 전기차 '아이오닉5' 3대와 수소차 '넥소' 1대를 배치했다. 2층에는 구매 상담, 시승 신청 등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HMJ는 전 차종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사업 특성을 고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접점을 만들었다. 판매 차종은 물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게 목표다. 지난달에는 현지 건축가와 함께 아이오닉5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모바일 하우스'를 전시했다. 패션 디자이너, 셰프 등과도 협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지 시장에 재진출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우라베 타카오 HMJ 연구개발(R&D)센터 디자인팀장, 가토 시게아키 HMJ 승용차사업실장, 사토 켄 HMJ 상품기획 담당 <자료=전자신문DB>
현대차는 지난달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지 시장에 재진출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우라베 타카오 HMJ 연구개발(R&D)센터 디자인팀장, 가토 시게아키 HMJ 승용차사업실장, 사토 켄 HMJ 상품기획 담당 <자료=전자신문DB>

닛케이는 HMJ가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경험을 하라주쿠 체험관에 녹인 것으로 봤다. 당시 현대차 일본법인은 미쓰비시자동차 딜러를 통해 전체 차량 중 약 50%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아닌 판매점이 고객과 만나게 되면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닛케이는 철수 이후 10년 이상이 지난데다 일본에서의 현대차 존재감이 작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HMJ 관계자는 사전 소비자 조사 결과 “현대라는 사명조차 모르는 이가 많았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 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닛산자동차, 토요타자동차, 스바루 등 자국 완성차 기업이 잇달아 내연기관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로 주력모델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과거 실패를 반영·개선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