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MZ세대가 로보어드바이저에 열광하는 이유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

코로나 팬데믹은 빠른 속도로 일상의 디지털 전환을 이뤄 냈다. 비대면 문화가 정착됨에 따라 유통과 같은 대면 산업은 소비자 접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메타버스가 있다. 이 가운데 AI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산물로 볼 수 있다. '혁명'의 사전적 의미는 이전의 관습·제도·방식 등을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을 의미한다. 경제·사회·문화 방면에서 사용할 때는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이를 때도 사용한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의 특징은 AI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결과물을 다양한 산업과 접목할 수 있는 촉매가 됐다는 점이다. 특히 전통 오프라인 산업으로 꼽을 수 있는 의료와 금융 분야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관련 업계는 급속도로 바뀌는 비대면 환경에 로보어드바이저와 빅데이터 같은 정보기술(IT)을 접목해서 삶의 환경을 더욱 윤택하게 했다.

대면 산업의 디지털 전환 중심에는 팬데믹 외에 'MZ세대'를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에서 2010년 사이 출생한 이들은 현재 시장경제 중추인 '청년층 생애 주기'에 놓여 있다. MZ세대는 소비도 왕성하지만 현존하는 세대 중 디지털 문법에 가장 능숙한 세대다. 모바일 환경과 기기 사용에 능숙하고, '편리미엄'(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을 선호하며 '가치소비'(가치관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토대로 소비하는 행위)를 추구하는 2030세대는 첨단 테크가 결합된 서비스 사용에도 망설임이 없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러한 MZ세대가 최근 가장 선호하는 IT 서비스 중 하나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자문과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다. 모바일 디바이스 하나로 쉽고 간편하게 자산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인 로보어드바이저는 '편리미엄'을 선호하는 MZ세대 성향에 딱 들어맞는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사용 의사가 있는 MZ세대 비중은 약 54%에 이른다. 4050대(24~36%)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인간 투입을 최소화하고 AI 스스로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한 복합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기별·상황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운임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는 고액 자산가나 기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대중화했을 뿐만 아니라 소액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성세대보다 소득과 자산이 적은 MZ세대가 선호할 수밖에 없다.

2030세대에게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초개인화'가 있다. 유저의 투자 성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레디메이드'(기성품)보다 '나에게 꼭 맞는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업계는 MZ세대의 특성과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이 잘 어우러져서 향후에도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지표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먼저 코스콤에서 주관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검증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의 알고리즘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공개된 알고리즘의 운용 기간, 수익률 등 모두 공개해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비대면 문화는 트렌드라고 말하기 진부하다. 언택트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나에게 맞춰진 편리한 서비스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수요와 이를 구현하는 테크의 공급이 이뤄낸 합작의 결과물은 계속해서 쏟아질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기술 발전과 더불어 핵심 타깃 수요를 앞선 운용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 alex.jo@qbinvestmen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