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전환, 활용역량 키워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전환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디지털 활용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접근성 등 인프라 측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이를 활용하는 역량은 뒤처진다는 것이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용 비중은 대기업 20위, 중소기업 19위에 머물렀다. 고객관계관리(CRM) 활용 비중도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19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일부 분야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편차도 심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한 순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절대지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크게 못 미쳤다. 빅데이터 사용 비중의 경우 중소기업은 12.2%(10위)로 대기업 47.7%(6위)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한경연은 고령화와 디지털 양극화를 주원인으로 들었다. 연령대를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디지털 양극화는 OECD 내 최고 수준이다. 16~24세 디지털 고숙련군 비중은 63.4%에 달하지만 55~65세는 3.9%에 불과하다.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는 긴 호흡의 노력이 요구된다. 지금 당장 여건이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디지털 직업훈련과 교육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국내 중소기업의 정보통신기술(ICT) 교육·훈련 시행 비율은 2015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하락세로 돌아섰다.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갖추고도 활용 측면에서 뒤진다면 국가 간, 기업 간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활용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 지원책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