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그동안 문화적 터치 없이 제도변화에만 매달려 성과 제고 해결책을 찾은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조직문화 중요성을 인식하는 만큼, 실질적인 변화를 기관 경영에 도입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이 조직문화 개선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출연연 기관들이 힘을 모아 구성한 조직문화협의회 정기총회, 2022년 1차 조직문화 네트워크 포럼이 30일 열렸다.
조직문화협의회는 17개 기관으로 2019년 시작, 현재 22개 기관이 참여해 출연연 조직문화 개선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출연연을 관장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관련 부서를 만들어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의왕 본원 5동 대강당 오명홀에서 협의회 회원기관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기 출연연 조직문화 현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백승현 철도연 기획실장이 기관 연구개발(R&D) 현황과 '행복경영 조직문화' 사례를 공유했다.
행사를 주관한 철도연은 '세계 철도기술을 선도하는 명품 철도연' 비전을 세우고, '행복경영'을 경영 핵심 목표로 삼아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석윤 원장 취임 직후 행복경영을 선포하고 소통 플랫폼 구축, 원장이 찾아가는 소통간담회 및 소통 아카데미 운영, 조직문화 분석 및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 조직문화 개선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는 기관으로 이번 행사도 주관하게 됐다.
백승현 실장은 “행복 경영을 통해 이루는 소통과 공감, 구성원 행복은 기관 전체 연구역량 향상을 부른다”며 “조직문화 개선이 결국 우리 기관의 경우 명품 K-철도기술 개발, 철도산업 혁신성장과 같은 큰 발전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이미 어느 정도 성과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부 전문가로 행사에 참여한 백승희 예명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구조직 소통'을 주제로 강연하며, 출연연 조직에 소통과 공감 기반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출연연은 이직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성 탓에 고연령 직원이 적지 않아 갖가지 세대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다”며 “인원별 연구 분야가 정형화 돼 다른 분야는 접해보기 어렵고 대부분 인원이 자아가 강해 소통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를 격려하고 도움받는 관계, 배려 속에 '서번트 리더십'을 이루는 것이 적절해 보이고, 소통과 공감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직문화협의회 첫 번째 정기총회도 동반 진행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녹색기술센터(GTC),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이 협의회에 새롭게 가입해 이를 보고 했다.
이효정 회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직문화혁신실장) 체제 이후 새로운 협의회 임원 선출도 있었다. 백승현 철도연 기획실장이 신임 회장으로 호선됐고, 박혜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갑헌(세계김치연구소) 부회장이 선임됐다.

한석윤 철도연 원장은 “우리 출연연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통, 협력, 융합, 미래, 창의, 도전 등 조직문화 핵심가치가 요구된다”며 “철도연 역시 '더 행복한 KRRI(철도연) 만들기'를 조직 문화 변화 지향점으로 설정, 전 구성원이 함꼐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연은 국가경제 발전, 성장에 큰 역할을 했으나 시대변화로 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국가 현안 이슈에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는 역할도 요구받고 있다”며 “R&D 제도변화뿐만 아니라 연구 수행 조직 문화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