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강정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햇빛을 이용해 물과 산소만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주로 소독, 염색, 산화제, 의약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켓 추진연료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유용 자원이다.
현재 과산화수소 생산은 대부분 안트라퀴논 공정으로 이뤄진다. 고압 수소 기체와 값비싼 팔라듐 기반 수소화 촉매를 이용해 경제성과 안전성이 떨어지고 반응 중에 이용되는 유기 오염 물질 방출로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반면,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산소를 과산화수소로 환원시키는 광촉매는 전이 금속산화물을 이용할 수 있다. 산소로부터 태양에너지를 통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기존 과산화수소 생산 광촉매는 과산화수소보다 비싼 알코올류 산화제를 첨가해야 했다. 또 생산된 과산화수소가 광촉매 표면에서 빠르게 분해돼 촉매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코발트, 티타늄, 철 산화물을 요소-수열 합성법을 통해 나노 구조화했다. 코발트 전구체 비율을 높여 철과 코발트 산화물을 분리한 후, 2가 철 산화물의 화학적 비안정성을 이용해 티타늄 산화물과 다시 분리함으로써, 각기 다른 세 가지 금속 산화물이 각자의 산화물 상으로 분리돼 형성되는 삼상 산화물(Triphasic metal oxide)을 합성했다.
삼상 산화물 광촉매는 2차원적으로 넓은 나노시트(nanosheet) 형태의 코발트 산화물이 있고, 그 위에 코어-쉘(core-shell) 구조를 가진 철 산화물-티타늄 산화물 나노입자가 배열된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코발트 산화물은 물 분자를 흡착해 산소로 환원하고 전자를 제공할 수 있다. 즉, 물을 산화제로 이용해 기존 광촉매에서 이용하는 알코올류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 구조적으로 코발트 산화물 나노시트 위에 배열돼 있어, 물 산화 반응에서 생긴 전자를 철 산화물이 받아 효율적으로 티타늄 산화물에 전달해 산소 환원 반응을 통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적인 이 기술은 수소 분자와 유기물질을 이용하지 않아 안전성이 뛰어나고, 비교적 값이 저렴한 전이 금속산화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며 ”과산화수소 분해 문제나 알코올 산화제 이용 문제에서 벗어나며 귀금속계 촉매보다 수 천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약 30배 정도 높은 생산성능을 가진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