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른바 '예스맨(상부에 무조건 긍정으로 대답하는 사람)' 참모진 탓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오판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주요 외신에 다르면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이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참모들은 푸틴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서 “자국군이 전장에서 얼마나 나쁜 결과를 냈는지, 경제 제재로 인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주요 도시 점령에 실패하면서 고전 중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보에 따르면 당초 러시아는 개전 후 2~3일 만에 우크라이나를 제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베딩필드 국장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략적 실책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정보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이 침공 과정에서 자국군으로부터 완전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봤다. 그는 베딩필드 국장 브리핑에 관해 “푸틴 대통령이 받는 정보나 대화에 미국이 모두 접근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내용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현재 알제리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독재국가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권력자에게 진실을 전하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CNN은 앞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징집병의 우크라이나 참전 사실도 몰랐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통령과 군부 간 정보 교환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