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소통]<3>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 유형, 쇼트폼 콘텐츠

[박영락의 디지털소통]<3>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 유형, 쇼트폼 콘텐츠

어떤 콘텐츠 유형이 효과적일까? 한국인터넷소통협회는 매년 디지털소통 효과측정 지표를 통해 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환경이 변하더라도 그 중심을 관통하는 성공 요인은 업의 특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콘텐츠, 감성적 스토리텔링, 컬래버레이션 콘텐츠, 타이밍에 강한 콘텐츠, 매출과 정책에 기여하는 콘텐츠, 고객참여형 정보, 재미, 혜택을 주는 콘텐츠, 메타버스, 쇼트폼 등 최신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등이다.

쇼트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는 짧게는 10초, 길게는 10분 내외의 영상 폼이다. 최근 콘텐츠 트렌드다. 짧은 시간에 함축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쇼트폼 콘텐츠는 최적의 홍보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Z세대는 챌린지에 참여하거나 일상을 쇼트폼 콘텐츠로 공유하는 등 직접 생산자가 돼 다양한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와 그의 아들 mc그리가 함께 출연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 GreeGura'는 사이 좋은 부자간 특유의 케미(조화)로 사랑받고 있다. 그 가운데 그리구라 채널의 인기 콘텐츠는 쇼츠(Shorts) 영상이다. 조회 수 약 400만회를 기록하는 '방송 주작하는 김구라'는 채널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콘텐츠로, 조회 수 13만회의 본영상보다 월등하게 높은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채널 그리구라는 본영상이 업로드되기 전의 방송 하이라이트,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할 만한 장면을 1분 이내로 재편집해서 세로 형식의 쇼츠(Shorts)로 업로드한다는 게 특징이다. 간략하고 눈길을 끄는 제목, 짧은 시간에 김구라 특유의 입담을 담은 영상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최적이다. 인기 동영상 상위 15개 중 13개가 쇼츠 영상으로, 본영상의 예고 역할을 위해 시작한 콘텐츠가 시청자들의 유입을 돕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영락의 디지털소통]<3>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 유형, 쇼트폼 콘텐츠

방송사 유튜브 채널 또한 이런 효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송사 유튜브 채널은 '편집의 편집'을 더한 쇼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방송된 긴 분량의 예능 가운데 화제성이 높은 장면을 편집해서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영상의 일부를 다시 추출해서 쇼츠 형식으로 업로드한다. 예로 SBS 예능 채널 '스브스 예능 맛집', SBS 장수 예능 '런닝맨' 공식 채널 '런닝맨-스브스 공식 채널'이 있다. 특히 알고리즘 영향을 많이 받는 쇼츠의 특성상 평소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쇼트폼 콘텐츠가 새로운 유입 경로로 작용한다는 평이다.

최근 오리온은 15년 전에 출시됐던 '와클'이라는 과자를 재출시하며 인스타그램 릴스 기능을 통한 와클 과자의 제조 방식을 쇼트폼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쇼츠 트렌드를 흡수하고 있다. '과자 제조 과정은 이렇습니다' '와플 기계에 눌러 과자 와플로 만들기' '초대형 과자 만들기' 등 대중에게 인기를 끌 소재와 텍스트 디자인을 가미해서 자사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소통 방식은 주목받는 영상 포맷의 컬래버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영락의 디지털소통]<3>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 유형, 쇼트폼 콘텐츠

쿠팡은 로켓프레시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쇼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일 뭐 먹지? 로켓프레시 레시피'는 로켓프레시를 통해 배송되는 제품으로 만든 음식 레시피를 쇼츠로 촬영해서 업로드한다. '붕세권이 아니라고요?' '지금 사는 세계가 삼겹살데이길래' 등 흥미로운 제목으로 이목을 끌고 나만의 홈카페 디저트 만들기,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등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를 촉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쿠팡 상품 홍보를 위한 쇼츠도 제작하고 있다. '어쩐지 너 #밥맛 없다했어! #신혼 땐 그렇게 좋았는데…어쩜 그렇게 변해? #쿠팡' 영상은 밥솥을 홍보하기 위해 '밥'과 관련한 여러 예시를 기획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쇼트폼 콘텐츠를 이용해 공익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도 눈에 띈다. CU는 지난 3·1절을 맞아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CU는 3·1 독립선언서 전문 가운데 일부를 발췌해서 인스타그램 필터를 제작했다. 캠페인은 그 가운데 필터 하나를 선택해서 릴스 영상을 촬영한 뒤 개인 계정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참여가 완료되는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다. 이 캠페인의 참여가 300건이 넘는 자발적 참여를 이루고,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에 1000만원이 기부됐다. 쇼트폼 콘텐츠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영향력이 크고, 자발적인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좋은 소통 콘텐츠 유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락의 디지털소통]<3>소비자와 통하는 콘텐츠 유형, 쇼트폼 콘텐츠

박영락 (사)한국인터넷소통협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sns@kico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