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지분 9.2% 취득…최대주주 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최대 주주에 올랐다.

5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달 14일 트위터 지분 9.2%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7350만주를 사들였다. 이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일 종가 기준으로 약 28억9000만달러(3조5140억원) 규모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뱅가드그룹(8.78%)을 넘어선 것은 물론 최근 회사를 떠난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의 보유 지분보다 4배 이상 많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주가는 한때 뉴욕 증시에서 장중 29% 이상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

머스크는 트위터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을 취득했다. 그러나 업계는 앞으로 그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지분을 추가 매수, 경영활동에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SNS 플랫폼을 만드는데 관심을 보이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앤젤로 지노 CFRA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이번에 투자한 금액은 그의 자산 중 극히 일부”라면서 “전면적 바이아웃(인수)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년간 트위터를 비롯한 SNS 플랫폼이 사용자들로부터 콘텐츠 처리 방식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사용자는 SNS 플랫폼 운영사의 자체 검열 등을 심각한 문제로 꼽고 있다. 머스크도 최근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 원칙에 따르지 않아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1월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계정을 영구 차단했다. 미국 국회의사당 테러 이후 폭력 선동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퇴출 이후 자체 SNS 애플리케이션 '트루스 소셜'을 만들었다. 일부 지지자는 머스크의 최대 주주 등극 사실이 알려지자 계정 차단을 철회하라는 트윗을 올리기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트위터에서 실시한 온라인 투표 <자료:일론 머스크 CEO 트위터 계정>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트위터에서 실시한 온라인 투표 <자료:일론 머스크 CEO 트위터 계정>

머스크의 최대 주주 등극은 향후 트위터 경영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위터에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데 필수적이다. 트위터가 이 원칙을 엄격히 준수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트위터의 최대 주주에 오른지 11일만이다. 이 투표에는 약 200만명이 참여해 70% 가량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머스크가 투표 결과를 비롯한 여론을 바탕으로 향후 트위터 지배구조를 바꿔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