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가 2조원 들인 하이퍼커넥트, 메타버스 데이팅 시대 연다

틴더가 2조원 들인 하이퍼커넥트, 메타버스 데이팅 시대 연다

틴더가 2조원을 들여 인수한 한국 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가 메타버스 데이팅(소셜디스커버리) 시대를 연다. 인공지능(AI)과 오디오 음성 기술을 활용해 게임인 듯, 현실인 듯 경계가 모호한 '슬라이드 싱글타운'을 통해서다. 전망만 무성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수익화까지 이룰 수 있는 서비스로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퍼커넥트가 최소 스펙으로 출시한 슬라이드 싱글타운이 서비스 반년이 채 안 돼 이용자 일당 사용시간 100분을 돌파했다. 이용자 반응을 살펴보면서 제품을 다듬어 나가는 전략이 주효했다.

싱글타운은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원하는 상대와 일대일 또는 다대다 실시간 음성 채팅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레스토랑, 해변 등을 모티브로 한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와 오디오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사람을 만난다. 호감 가는 상대에게 '하트'를 보낼 수 있고 서로 하트를 보내면 매칭이 된다. 이후 실제만남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기존 외모와 스펙, 텍스트로 특징을 열거하고 매칭되는 기존 데이팅 앱과는 차별화된다.

슬라이드 싱글타운에는 실시간 멀티미디어 통신 기술과 AI 기술이 접목됐다. 하이퍼커넥트는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기술인 WebRTC를 모바일 환경에서 세계 최초로 제품화해 첫 수익을 창출한 기업이다. 기술 노하우가 풍부하다.

하이퍼커넥트는 고도화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함께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을 제공한다. 편리한 신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AI 기술을 고도화한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라이브 영상 환경에서 동작하는 실시간 AI 모니터링·필터링 시스템을 실서비스에 적용했다. 하이퍼커넥트의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0.03초 만에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영상을 사전 감지해 전송을 자동 차단한다.

윤상필 하이퍼커넥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용자가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장과 발전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상필 하이퍼커넥트 CTO
윤상필 하이퍼커넥트 CTO

슬라이드 싱글타운 주요 이용자는 Z세대다. M세대와 묶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성향을 보여준다. Z세대는 안전욕구가 충족되면 탐색 욕구가 압도적으로 커진다. 놀이 공간만 제공해주면 운영자 개입이나 특별한 아이스 브레이킹 기능 없이도 모르는 사람끼리 오디오로 알아서 대화하고 놀이를 만들어내면서 친해진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므로 서비스 전망도 밝다.

하이퍼커넥트는 향후 AI 휴먼을 구현해 상품화하는 데 집중한다. 대화상대로서 가치가 있는, 사고하고 행동하는 지능 수준 구현이 목표다.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근무자가 도전,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 보상과 복지를 제공하는 등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윤 CTO는 “기술 노하우와 엔지니어링 중심 문화 DNA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기술에 집중하고 투자해나갈 예정” 이라며 “AR, AI 기술을 활용한 기술 개발로 가상 공간에서 초연결 소통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