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6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은 두 번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퇴진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전 약속했던 정치개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 전 수석은 이날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전 수석은 대표적 친문재인(친문) 정치인이자 민주당 주류인 86그룹 주자다.
김 전 장관에 이어 최 전 수석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대선 전 송영길 전 대표와 우상호 의원을 중심으로 약속했던 86그룹 용퇴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있자, 송영길 당시 대표가 앞장서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정치개혁 등 쇄신안을 발표했다. 서울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추진 등이다. 역시 86그룹 대표주자인 우상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후 대선 등 다른 현안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송 전 대표가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색이 바랬다.
김민석 의원은 송 전 대표를 향해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나 홀로 등산을 선언했다”고 직격하는 등 당 내 갈등도 심화됐다.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는 이날 네 번째 혁신안을 발표하고 △세대균형 공천 △지도부 선출방식 개편 △지방의회의원 동일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선출직공직자 정견발표 및 토론회 의무화 △경선 가감산 및 할당제 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 중 세대균형 공천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선출직공지자 공천시 특정세대가 전체 5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1대 국회 기준 공천확정자는 50대 63.2%로 과반이 넘었다. 86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혁신위는 3차례 혁신안에 △국회의원 동일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청년후보자 기탁금 완화 △청년추천보조금 및 청년발전기금 신설 △당 공천관련기구 만39세 이하 청년 20% 이상 구성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 △지역구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축의·부의금 수수 금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위성정당 창당 방지 △공천 원스트라이크 아웃 및 패널티 도입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