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역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높은 기대감을 표현했지만 정작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831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49.5%가 '현재 자사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디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전환이 향후 경쟁력 강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8.4%로 나타났다. 기업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에 거는 기대와 현실 간극이 큰 셈이다.
디지털 전환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기업들은 '제품 및 서비스 품질 향상'(75.5%), '신규 시장 개척'(74.8%), '업무 효율화'(73.8%), '실시간 정보 공유'(67.5%), '생산성 향상'(66.3%) 등 분야에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관련 기술 및 정보 부족'(52.5%)을 꼽았다.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47.6%)과 '직원들의 디지털 전환 이해도 및 활용 역량 부족'(36.7%)을 호소하는 기업들도 많았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자사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협업 툴, 영상 미팅 솔루션 등은 중소기업에서도 쉽게 도입할 수 있지만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은 자본력에 우위가 있는 대기업이 선점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은 전문인력을 충원해 비교적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제한된 인력으로 본업에 충실하기도 빠듯하다는 한계도 제시됐다.
장석민 무협 디지털혁신본부장은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협회는 개별 기업의 디지털 전환 진척 수준과 수요에 맞는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디지털 서비스 공급기업과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업계 디지털 전환을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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