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약탈당한 '에어팟'으로 러軍 움직임 추적한다

러시아군 민간인 약탈에 대한 증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인들이 약탈당한 스마트 기기의 위치찾기 기능을 이용해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애플전문매체 컬트오브맥(Cult of Mac)에 따르면, 러시아군으로부터 애플 기기를 약탈당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분실된 기기 찾기 기능을 이용해 러시아 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나섰다.

러군은 우크라 현지에서 민간인들을 상대로 잔혹한 학살은 물론 물품 약탈을 일삼고 있다. 애플 제품 또한 약탈의 대상이 됐다. 이에 우크라인들 ‘나의 찾기(Find My)’, 일명 ‘파인드 마이’ 기능을 사용해 약탈품을 도리어 러군의 위치를 파악하는 무기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파인드 마이 기능을 이용하면 GPS를 통해 분실된 애플 기기의 위치가 지도상에 표시된다. 다만, 한국에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지도상에 표시되지는 않는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의 수석고문 프라낙 비아오르카는 이 같은 우크라인들의 활약을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다. 비아오르카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신들이 약탈당한 물품이 러시아군이 퇴각한 벨라루스 고멜 지역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일에는 우크라 키이우에서 철수한 러시아 군인들이 약탈품을 러시아 현지로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벨라루스 우체국 CCTV 영상 속 러군은 TV, 스쿠터, 배터리 등 약탈한 물품을 자국으로 포장해 보내고 있어 국제사회 공분을 샀다.

러군의 약탈 행위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온 우크라 당국은 "퇴각한 러시아 군인들이 벨라루스 고멜 지역의 한 마을에서 '약탈품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며 "민간인 약탈 행위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