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잇따라 고객사로 유치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인쇄회로기판(MLB) 세계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위이지만 기술 수준으론 1위로 평가받고 있다.
서영준 이수페타시스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고 강조했다. 유무선 통신 기기 핵심 부품인 고다층 MLB에 집중해 이룬 결실이다. 이수페타시스 고다층 MLB는 통신 설비 라우터, 스위치, 서버 안테나에 주로 탑재된다.
서 대표는 “이수페타시스는 20여년간 고다층 기판에 특화한 업체로 성장했다”면서 “고다층 MLB는 적층 기술 중심에서 미세 회로 구현까지 융·복합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자사는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울 만큼 기술 장벽을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페타시스 주요 고객사는 대부분이 글로벌 회사다. 플랫폼, 정보통신(IT), 통신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이수페타시스 고다층 기판을 공급받는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 기업이 중국이나 대만 기판 회사를 기피하는 분위기도 이수페타시스엔 호재였다.
이수페타시스가 세계 최고 수준 고다층 MLB 업체로 성장한 건 '품질 경쟁력' 덕분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글로벌 회사를 상대하면서도 품질로 신뢰를 쌓았다. 이수페타시스는 품질 개선에 힘을 실어 양산 물량이 폭증하는 데도 불량률이 감소했다. 창사 이래 최저 수준 불량률을 유지 중이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요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했다. 유무선 통신 기기용 고다층 PCB 수요가 확대됐다.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사가 요구하는 PCB 수준도 고사양화됐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696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서 대표는 “고다층 MLB 시장에서 경영 성패는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PCB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회사의 생산력과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이 맞물리며 호실적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를 둘러싼 경영 상황도 안정화됐다. 이수페타시스는 경영 부진이 지속되던 자회사 리스크를 덜어냈다. 2013년 중국 후난성에 설립한 중국 법인도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했다.
이수페타시스는 투자를 확대하며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매출도 안정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서 대표는 “대구 공장 인근에 매입한 신규부지에 4공장을 신축하고 투자를 단행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5년 내 매출을 약 6000억원(별도기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회사는 데이터 센터 서버용 PCB, 반도체 테스트 장비용 PCB, 슈퍼컴퓨터, 항공 우주 설비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도 성과를 낼 계획이다.
서 대표는 “오랜 기간 고다층 기판이라는 한 우물을 파며 세계 1위 기술력을 확보한 건 임직원이 품질개선을 위해 헌신한 덕분”이라면서 “메타버스를 선도하는 미주지역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고 고다층 네트워크용 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