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모국을 떠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십만명에 이르는 전문직 종사자가 불안정한 근로 환경과 반전 등을 이유로 조지아, 아르메니아, 터키 등 국가로 이동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비영리단체의 조사를 인용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0만명에 이르는 러시아인 노동자들이 출국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기술직 근로자를 비롯해 과학자, 은행가, 의사 등 전문직이 대거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해외 출국자의 평균 연령은 32세로 나타났다. 고등 교육 이상을 받은 비율은 80%에 달했다. 몇 개월 안에 러시아 귀국 계획이 있는 비중은 3%에 그쳤다. 나머지는 전쟁 반대, 탄압에 대한 공포, 경제적 불확실 등을 이유로 귀국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를 떠났거나 떠날 계획이 있는 이들은 대부분 교육 수준이 높은 젊은 층”이라면서 “가장 생산적인 노동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 규모는 올해 약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러시아를 떠나는 전문인력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보기술에 대한 지출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기술 분야 종사자의 징집을 면제하는 법령에 서명하면서 인재 유출 방지에 나섰다. 세금 감면, 저금리 대출, 모기지 우대 등 다양한 '당근책'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러시아 전자통신협회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산업에서 해외로 이탈한 근로자 수는 최소 5만명 이상이다. 다음 달에는 10만명 이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